다시 작가의 꿈을 키우기로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내 꿈은 소설 작가였다. 그래서 6학년 내내 여러가지 글을 썼고 (랜덤팩트: 끝낸 건 단 한 개도 없다.) 작가 지망생 친구 한 명과 공유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창의력이 남달랐고 (라고 사람들이 말했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아무도 2살에 시작해 5년에 걸쳐 세계관을 만든 사람이 없으니까. 근데 그거 외에 내가 하는 거는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듯) 내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것을 배우고 내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 내가 상상하던 삶은, 글감을 찾기 위해 낯선 장소를 찾아다니고, 밤낮없이 인터넷 모든 곳을 뒤지며 이거다 싶으면 작업실에 나 자신을 박아넣고 글을 휘갈겨 쓴 다음 이 글을 써낸 나 자신을 축하할 겸 팟캐스트를 들으며 밖으로 뛰쳐나가 다섯 살이 된 듯 그네를 타며 소리를 지르고... 대충 갓생을 상상했다.

근데 얼마 후 책과 유튜브로 현실(에 가까운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대부분의 작가는 갓생을 살지 않으며 (물론 대부분의 직장인은 갓생을 살지 않고, 육체노동자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직장인들보다 더욱 힘들게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먹고살려면 아무 글이나 쓰면 안되고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써야 한다니, 어떤 전략이 있다니 어찌구저찌구... 근데 또 주변 작가지망생 초딩들을 보니 나보다도 어린데 이미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웹툰, 웹소설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아... 나한테 작가는 가망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던 그때, 언어학이라는 친구가 왔다. 처음에는 매력적이던 작가라는 진로가 점점 평범하고 힘든 직업처럼 보였던 시절이었기에, 언어학이라는 새로운 것은 나를 이 스트레스에서 꺼내줄 매력적인 애였다. 어느새 난 작가를 버리고 언어학자가 되고 싶어졌다.

그 뒤로 나는 계속해서 살아갔다. 어떤 날은 활활 타는 열정으로 언어학을 열심히 덕질했고, 어떤 날은 그냥 인생이 피곤해서 아무렇게나 보냈고, 어떤 날은 다른 것도 덕질하고, 어떤 날은 그럭저럭 살았다.

얼마 뒤, 나는 이렇게 변했으며:

이런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작가를 꿈꾸기로 했다. 그동안 나는 뭔가 힘들어지고 뒤쳐지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작가를 비롯한 수많은 꿈을 단순히 '내가 뒤쳐진다'라고 포기했으며, 흥미를 조금이라도 잃은 순간 '이건 내 흥미/적성이 아니다'며 포기했고, 새로운 것의 매력에 빠져 진심인 꿈을 포기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꿈은 진심이었고, 흥미와 적성에도 맞았다. 작가는 여러 가지 경험과 지식을 얻어야 하고, 자기 자신에게서 우러나온 생각까지 조합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 이제 다시 작가를 꿈꾸면서, 방금 설명한 내 진로의 한계에 도전할 것이다. 벌써 독자층을 가진 웹소설을 쓰는 초딩 작가 지망생들에게 뒤쳐짐에도 불구하고- 아니다. 걔네들이 내가 갈 길을 알려주고 있으니, 오히려 좋다.

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덕질 정신'과 '작은 변화 정신' 그리고 끈기를 장착하며, 한번 도전해볼 나를 응원한다.

아 근데 수학숙제 밀렸네 빨리 해야짘ㅋㅋ